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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경제

엔비디아 ARM 인수 앞으로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 ARM 인수 소식 

 

미국 시간 2020년 9월 13일 틱톡 오라클 소식과 함께 블룸버그, 월스트리트 저널 등의 외신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 소식을 알렸다. 그래픽 처리장치 GPU로 유명한 미국 반도체 설계 업체 엔비디아는 4차 산업을 이끌 기업으로 꼽혀왔다. 지난 7월에는 엔비디아는 반도체의 오랜 강자 인텔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안 그래도 쭈굴 모드였던 인텔이 이번 엔비디아 ARM 인수 이후에 어떤 비전을 보여줄지도 기대되는 상황. 

 

한편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업체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슈퍼 컴퓨터 등의 반도체 설계 라이센스를 공급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모바일 프로세서의 95% 그러니까 거의 대부분이 ARM의 설계도를 사용하고 있다고. 반도체 제조 공정 중에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일컬어 팹리스라고 하는데 ARM은 팹리스 계의 팹리스로 불린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ARM의 설계를 바탕으로 제조하는데 한국의 삼성전자 역시 그렇다. 애플, 퀄컴, 화웨이 등도 주요 고객사다. (이번 화웨이 제재로 ARM도 반 화웨이로 돌아섰다)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의 ARM 매각 방식 

 

엔비디아에 투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엔비디아 ARM 인수가 길게 보면 호재지만 당장은 그리 좋지 않을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시장에서 전망한 ARM의 가격이 한화로 약 60조로 추정했는데 엔비디아의 현금흐름으로 그 가격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부터 의견이 분분. 

 

오늘 나온 따끈따끈한 기사에 따르면 ARM의 매각 가격은 400억 달러 한화로 약 47조로 예상. 소프트뱅크는 2016년 314달러에 ARM을 인수했고, 이번에 매각이 순탄하게 완료된다면 4년만에 약 86억 달러의 차익을 챙기게 된다. 손정의옹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못하겠지만, 소프트뱅크는 지금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눈물의 매각일 수도. 

 

엔비디아도 47조를 떡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 니혼게이자이신문 기사에 따르면(정확히는 그 기사를 보고 베낀 한국 뉴스 기사를 보니) 우선 계약금으로 20억 달러를 지급하고, 215억 달러는 엔비디아 주식으로 100억 달러는 현금으로 지불하고 일본 소프트뱅크의 지분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이 거래가 성사되면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의 지분을 6~8% 정도 보유하게 되면서 대주주가 된다고. 더불어 모든 계약은 미국, 영국, 중국, 유럽연합의 승인을 받아야 완료가 되므로 약 18개월 정도 소요될 예정으로 보임. 

 

 

 

 

 

 

 

 

반도체 시장의 공룡 탄생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반도체 시장에서 최대의 인수합병 금액이 될 예정이다. 그야말로 이 시장에 거대 공룡이 탄생하는 셈. 엔비디아는 GPU와 더불어 CPU를 아우르는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되고 데이터센터, AI, 자율주행 등의 다양한 부분에 기술들을 활용하게 될 예정. 

 

반도체 산업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이를 두고 관련된 업체들의 관점과 움직임을 꾸준히 팔로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선 삼성전자를 비롯한 퀄컴, 애플 등 다양한 회사들은 ARM의 반도체 설계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데 고객사이자 엔비디아의 경쟁사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게 되면 반도체 업체간의 관계가 애매~해지는 모습일 듯.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ARM의 오픈 라이선스 모델을 계속 유지하고, 독립적인 운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다른 관계사들의 속내는 어떨까나 모를 일. 

 

 

 

 


 

 

반도체는 한국 특산품이기도 한 만큼 직접적으로 반도체에 투자한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이번 엔비디아 ARM 인수 등은 흥미롭게 볼만한 이슈들이 아닐까 싶다. 이제 막 주식 투자를 시작한 주린이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 중 하나가 삼성전자 아니던가. 하여간 한국인 투자자라면 반도체 관련 공부를 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