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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경제

[책] 빅히트, 잠시 숨을 고르고 코로나19 전을 떠올려 볼 때

팟캐스트 <신과함께>를 들으며 아침을 시작하거나 오후 시간을 마무리한다. 경제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조금씩 관심도 생기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집중하곤 했다. 특히 해외에서 나라에 대한 이야기와 맞물릴 때면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일본, 베트남, 중국 등 다양한 나라를 다니면서 한번도 경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빅히트>를 읽으면서 새삼 그곳에서의 시간들이 떠오르며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게 된 것 같아 깨알 재미가 있었다. 

 

2020년 코로나19가 세상을 뒤덮기 바로 직전을 생각해보면 나 역시 '글로벌 자산 시장의 양극화', 'SNS가 불러온 소비 시장의 변화',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다가올 것 같은 경기침체에 대한 걱정', '금융위기 이후 10년' 등을 생각해보고 있었다. 특히 2012년 일본이 꾸준히 활력을 되찾는 모습, 2017년 이후 베트남의 가파르고 역동적인 분위기, 금융위기 이후 끝없이 질주하는 듯한 미국 등을 보면서 약간 침체되어 있는 것 같은 한국과 자꾸 비교해보곤 했었다. 책에는 이 모든 것들이 총체적으로 언급되고 있으며 3명의 저자들은 전문가의 식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가 고생고생하면서 지나왔던 외환위기를 우리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극복하는 브라질이나 러시아 이야기를 듣고 놀랍고 새로웠고, (브라질 중앙은행의 톰비니 총재는 외환 보유고를 꽉 붙들고 내주지 않았습니다. 환율이 급격히 오르고 브라질에서 탈출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우성치고, 또 환율이 튀면서 물가도 올라가니 서민들도 죽을 맛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아비규환 속에서도 중앙은행은 물가가 높다는 이유를 들어 금리를 올립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몇 달을 보내고 나니 외화 유출이 멈추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 역시 루블화 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외환 보유고는 지켰죠.) 

 

싱가포를 이야기를 들을 때는 화려한 싱가포르에게도 걱정이 많겠구나 싶어서 흥미로웠고, (싱가포르의 최대 무역국은 중국이다. 중국 경제의 하락세와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가 싱가포르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또한 금융 허브로서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의 창구 역할을 해 왔다. 실제로 많은 수의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싱가포르 은행에서 막대한 자금 조달을 해왔으며 그중 몇몇이 현재 디폴트 상태인 것도 싱가포르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는 요소다.)

 

이외에도 코로나 19가 휩쓸기 전의 상황에서 어떻게 2020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로 세상은 분명 변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전에 어떤 상황이었는지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혼란한 지금 잠깐 멘탈을 재정비하고 원래 세계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원래 우리의 고민이 뭐였는지 차근차근 뒤돌아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빅히트> 책 속에서 

 

 

*펀더멘탈 : 한 나라의 경제 상태를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되는 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업률, 경상수지 등의 주요 거시경제지표를 말한다. 

*세컨더리 보이콧 : 제제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정부나 기업, 은행, 개인 등에 대해서도 제제하는 행위. 

*연방기금금리 : 미국에서 은행 간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단기 금리. 우리나라의 콜금리에 해당된다. 

*리세션: 경기 후퇴의 초기 국면에서 경기가 하강 과정으로 들어서는 전환 단계 

 

EU는 바깥으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안으로 극우와 극좌 정치 세력이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떤 나라는 정부 부채 이자 내느라 연금 지출 줄이고, 어떤 나라는 이자 낼 일 없어 재정에 여유가 많은, 극심한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인 국가는 일본,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독일, 폴란드 등입니다. 

 

일본화 Japanization라는 용어가 있어요. 경제가 안 좋아서 금리 인하하고, 금리 인하했더니 경제가 더 안 좋아지고, 그래서 금리 인하하고 경제는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죠. 그래서 결국 좀비 기업들이 만든 저성장의 늪에서 모두 다 허우적거리는 악몽 같은 경제 현상이 일본화입니다. 

빚이 많아서 망하는 기업도 개인도 국가도 없어요. 빚은 어찌 보면 그냥 장부에 써놓은 숫자에 불과합니다. 빚이 많아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이자나 원금을 갚아야하는데 그걸 낼 돈이 없어서 망하는 것이죠. 그런데 채권자가 이자도 원금도 갚으라고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 문제없습니다.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45%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갖고 있습니다. 거기다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죠. 전 세계에서 마이너스 채권이 가장 많은 나라가 일본입니다. 

 

*환헤지 : 해외 통화를 이용한 거래에서 기준 통화와 해외통화 간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환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환율을 미리 고정해두는 거래 방식. 

 

어느 시대나 자산 가격이 거품을 만드는 데는 세 가지 요소가 지원됐다. 탄탄한 스토리,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사람들 마음속 탐욕이란 재료다. 

 

투자의 태도는 곧 삶의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냉소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분이 큰 부를 일군 경우를 본 적이 없다. 꾸준히 세상의 변화에 관심ㅇ르 기울이되 자신의 투자와 지속적으로 인과관계를 규정해보는 연습을 하라.